Daily/Challenge

[하루생각]마지막 순간에야 찾아오는 강력한 쾌감-苦盡甘來

mo.onjuun 2023. 11. 23.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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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땀 빼고 목욕탕에서 사우나를 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고 보니 "나는 왜 사우나 하는 것을 좋아하지?!"라는 의문을 가져본 적조차 없고 별 생각 조차 없었다.

 

그러나 최근에야 비로소 왜 그런지에 대한 이유가 내게 찾아왔다.

 

그 이유는 작은 깨달음을 같이 데려와 나의 두 뺨을 치며 번뜩 정신이 들게 만들어 주었다.

 

오늘은 그 깨달음의 순간에 대해 짦게나마 얘기해보려 한다.


[Ep_ ]

 

오랜만에 친구와 저녁 약속이 있는 날이었다.

 

최근에 이별을 하게되었음을 친구에게 알린 후 그 친구는 내가 왜 이별하게 됐는지 물어보고 싶은 마음과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서 저녁을 먹자고 했던거 같다. (참 고마운 친구다)

 

한창 업무시간중에 그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뭐 먹으면 좋을까?'  물을것 같은 문자인 줄 알았다. 

 

그러나 전혀 다른 제안을 내게 해 왔다.

 

"혹시 사우나 안 갈래?"

 

그 문자 하나에 우리는 퇴근하고 목욕탕을 갔다 저녁을 먹는 스케줄로 하루 일정이 변경되었다.

 

친구는 퇴근하고 집에 가서 목욕용품을 챙겨 목욕탕으로 오기로 했고, 나는 퇴근 후 바로 목욕탕으로 향했다.

 

내가 먼저 목욕탕에 도착하게 됐고 먼저 들어간다는 문자를 남긴 뒤 목욕탕으로 들어갔다.

 

나는 목욕을 좋아하진 않는다. 목욕보다 땀을 빼는 것을 좋아한다. 

 

(그렇다고 안 씻는다는 건 아니다)

 

찜질방 같은 곳에서 있지 않은가! 그런 곳에서 땀을 빼는걸 더 좋아한다는 의미다.

 

그렇게 간단한 샤워를 하고, 온탕으로 들어가 몸의 온도를 높인 후 건식사우나방으로 들어가서 땀을 빼고 있었다.

 

그렇게 사우나 방에서 땀을 빼고 있는데 친구가 도착했다.

 

나도 부랴부랴 나와서 다시 몸을 헹구고 친구와 다시 온탕으로 돌아가 가벼운 담소를 나누며 탕 안에서 휴식을 취했다.

 

이미 사우나와 온탕을 하고 난 다음이어서 그랬는지 머리가 어지럽고 심장박동이 너무 크게 들려왔다.

 

고통스러웠다. 온전히 나에게 집중가능한 순간이었다. 나는 내 몸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서 잠시 밖에 누워있었다. 

 

체온이 낮아지며 어지러움도 없어지고 심장박동도 잦아들었다. 그렇게 고통이 사그라들었다.

 

나는 다시 고통스러운 공간으로 다시 들어가 내 몸에 고통을 주입했다.

 

그렇게 친구가 씻으러 나가고 나는 다시 건식사우나방으로 들어가 마저 땀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앉아있기 힘들었다. 그래서 의자에 누워서 뜨거운 열기에 대한 고통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렇게 땀을 빼고 사우나에서 나와 가벼운 샤워를 마치고 냉탕으로 향했다.

 

이곳은 바로 지상낙원이구나 라는 짧은 쾌락이 오며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게 느껴졌다.

 

그렇게 도파민에 취해 유유자적 물의 흐름에 따라 흘러가던 중 내 머릿속으로 깨달음이 내 귀에 속삭였다.

 

"너는 이래서 사우나를 좋아하는 거야!"

 

그렇게 내 내뱉으며 내 두 뺨을 쳐 주었다.

 

맞다... 그랬던 것이다.

 

고통은 우리를 성장시킨다는 건 모두가 안다.

 

운동을 하면서 찾아오는 고통은 우리가 근성장을 하기 위해 인내해야 하는 고통이고

 

공부를 하면서 찾아오는 졸림과 놀고 싶은 충동적 욕구의 고통은 성장하기 위해 끈기를 가지며 이겨야 할 고통이며

 

새로운 도전을 하면서 찾아오는 예측이 안 되는 불안감이 주는 고통은 성공하기 위해 이겨내야 할 고통이듯

 

고통은 우리를 성장시킨다.

 

나는 가장 쉬운 방법으로 나에게 고통을 부여하고 성장하는 느낌을 받아왔던 것이다.

 

나도 예전엔 운동을 하며 내 몸에 고통을 주어 근성장을 시켜왔고, 공부를 하여 충동의 고통을 이겨내며 목표를 이뤘었다.

 

그러나 요 몇 년 동안 나는 나에게 고통을 부여하지 않았다.

 

내 삶은 너무 평화로웠다. 마치 인생이 호수 같았다. 고요하고 잔잔하고 특별할 것 없는 호수말이다.

 

그 호수에 아무 생명체도 살지 않아서 가장 깊은 곳에서부터 썩어가고 있는데 겉은 멀쩡하다고 안도감에 젖어 있는 호수

 

나는 그런 호수 같은 인생의 한 순간을 보내고 있었다.

 

과거의 나는 나에게 늘 고통을 부여하며 새로운 성장을 위해 나섰던 그때의 나는

 

사우나가 주는 고통에 이런 의미를 부여할 겨를도 이유도 걱정도 없었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속이 뭉들어지고 있음에도 내 안에 아무것도 키우지도 외부의 자극을 받지도 않으며 

 

스스로 괜찮다 나는 잘 살고 있는 거다 라며 나를 속이며 살고 있다. 

 

그렇기에 아무 노력 없이 얻을 수 있는 사우나라는 고통에 이렇게 큰 자극으로 와닿은 것이다.

 

나는 그 자극을 받아 내 삶의 방향을 재설정해보려 한다.

 

내가 나가는 방향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기 위해 새로운 고통을 찾아 나설 것이다.


 

고통은 우리를 성장시킨다.

 

고통스럽고 괴롭다는 것은 분명히 고통을 이겨내기 위한 노력에서 찾아오는 보상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내 삶이 너무 평화롭고 고요하다면 내가 가는 삶의 방향이 맞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더 성장하고 싶은 의지가 있는 사람에게 해당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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