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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모른 오늘의 이슈] 중고 의류에 눈뜬 美 스타트업

mo.onjuun 2021. 4. 5.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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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품의 새로운 가치

 

2020년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앱 중 하나인 '당근마켓'이 있습니다. 당근마켓은 작년에 2천만 명이 넘는 가입자 수를 가지고 연간 거래액이 1조 원을 훌쩍 뛰어넘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월간 이용자 수도 1,450만 명 이상으로 국내에서 가장 큰 모바일 앱 가운데 하나로 손꼽힐 정도로 무서운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국내 중고거래 시장의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배경으로는 코로나19로 인한 라이프 스타일 변화로 신규 중고거래 플랫폼 회원 유입 급증과 함께 거래 품목 다양화가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장의 규모 확장은 국내시장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미국의 당근 마켓과 같은 중고품 거래 플랫폼인 스레드업(ThredUP)이 미국 증시에 IPO(기업공개)를 앞두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2009년에 서립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 본사를 둔 중고 의류 플랫폼으로 매출이 2018년 1억 2960만 달러(약 1470억 원), 2019년 1억 6380만 달러(약 1860억 원), 2020년 1억 8600만 달러(약 2100억 원)로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스레드업은 모든 물품 심지어 사람의 시간까지 거래하는 당근마켓과 달리 의류에 집중한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트렌드를 쫓아야 하기 때문에 가장 낭비가 심한 업종으로 꼽히는 산업이 바로 의류산업입니다. 의류산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세대는 밀레니얼 세대(만 25~37세)와 Z세대(만 24세 미만)로 이들의 소비 트렌드가 향후 시장을 선도할 주도층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의 소비 트렌드의 변화를 살펴보면 패션에 대한 과시욕보다는 환경오염과 자원 낭비 위기를 해결하는 데 더 큰 가치를 두는 소비의 형태로 전환하는 경향을 드러내면서 향후 중고시장에 대한 전망이 기대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헌 옷은 의류 시장에서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아이템입니다. 트렌드에 뒤처지는 데다 업체 입장에선 헌 옷을 쌓아놓아야 해 보관과 배송 부담도 끄기 때문입니다. 헌 옷만 사는 특정한 소비자층도 없다는 것이 현 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부각되기도 합니다. 또한 진부한 아이템이라 프리미엄을 창출할 수 없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쉽사리 사업의 진입장벽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고 의류에 눈뜬 스타트업

이용자로부터 헌 옷을 받아 다시 판매하는 스레드업

하지만 스레드업은 시장을 다르게 봤습니다. 스레드업은 "더 많은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소비자가 매년 중고 물품으로 시장 전환을 주도하고 있으며, 이들은 지속 가능성에 더 민감하다."라며 시장을 바라보며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중고 의류가 옷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9년 3%에 그쳤지만, 2029년에는 17%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스레드업에 따르면, 매년 미국에서 버려지는 옷이 766만 5711t에 이른다고 합니다. 최신 트렌드를 즉각 반영하는 패스트패션의 유행이 의류 과잉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이런 의류의 73%는 유행이 지나면 매립되거나 소각되지만 사실 95%는 재사용 또는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스레드업은 이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 업체는 ‘클린 아웃 키트’라는 가방을 소비자에게 보내 헌 옷을 회수하고서 이를 다른 소비자에게 판매합니다. 소비자 입장에선 헌 옷을 팔아 돈을 벌 수 있으니 좋고, 또 다른 소비자는 최대 90%까지 할인된 가격에 괜찮은 옷을 구매할 수 있어 이득인 셈입니다. 스레드업은 대중 브랜드 ‘갭’에서 명품 브랜드인 ‘구치’까지 3만 5000개의 브랜드를 다루고 있습니다.

단순한 ‘보따리 상인’에 그치지 않고 이들이 미국 전역에서 중고 의류 사업을 펼치며 지속 가능한 사업을 할 수 있는 건 판매 가능한 의류를 대량으로 분류하고 세탁·보관·판매할 수 있어서입니다. 스레드업은 매일 10만 벌의 옷을 처리할 수 있고, 550만 벌의 옷을 유통센터에 보관할 수 있습니다. 월마트와 미국의 백화점 메이시스, 갭과 함께 가게나 온라인에서 중고 의류를 사고팔 수 있는 기능도 현재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중고 의류 플랫폼으로 의류 브랜드와 협업

스레드업이 소비자와의 거래에 초점을 맞춘 플랫폼이라면 샌프란시스코의 스타트업 '트로브(Trove)'는 기존 의류 브랜드와 협업하고 중고의류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고 있습니다. 트로브와 2017년 손을 잡은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의 경우 온라인에서 중고 제품 판매 서비스 '원 웨어(wom Wear)'를 선보였습니다.

소비자가 중고 제품을 회사에 넘기면 기프트 카드를 주고 회사는 중고 제품을 재판매하는 방식인데, 리바이스와 REI, 아크테릭스 등도 트로브와 함께 비슷한 방식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기존 브랜드는 귀찮고 지저분한 작업인 중고 의류 수거와 물류·배송을 트로브에 넘기면서 중고 제품 재판매로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고의류는 여전히 중고의류로써 신상품과 비교했을 때보다 매력적인 면이 많지 않습니다. 따라서 중고의류에 새로운 가치를 더해 리셀링을 하는 새로운 사업의 기반이 필요해야 앞으로의 중고시장의 전망이 더욱 밝아질 것으로 판단됩니다. 중고의류에 새로운 가치를 입히고 가격은 현재의 중고가를 그대로 유지하는 방안을 찾는다면 중고시장의 새로운 한 획을 그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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