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의 얽힘을 공간으로 풀어낸 양양의 프라잇한 스테이
양양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게 되는것은 무엇인가? 어느순간부터 서퍼들의 성지로 1순위로 손꼽히는 지역중 한곳이 되어버렸다. 서퍼들이 몰려들고 새로운 컨텐츠가 자리잡기 시작하니 자연스레 젊은층이 유입되기 시작했고 이러한 유입은 양양의 새로운 문화를 고착화 시켜 가고 있는 추세이다. 이렇게 활력이 넘쳐 흐르기 시작한 장소에 해당 스테이를 계획한 건축가는 다른 이면을 본 듯 하다. 연와의 홈페이지에 적혀있는 건축가의 글을 살펴보면 양양의 활력넘치는 문화가 자리잡는 이면에 기존의 자리잡고 있던 주민들의 삶의 모습을 관찰하고 있는것을 알 수 있다. 원래 지역 주민이신 어르신들의 농사를 짓는 모습이 현재 자리잡기 시작한 양양의 문화와 사뭇 달라 공존 할 수 없을 것만 같은 풍경에 집중하고 있다.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에 위치한 연와는 젊은이들의 활력이 넘치는 바닷가와 지역주민의 삶이 녹아있는 시가지의 경계에 삼각형의 대지에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경계에서 건축가는 어떤 의도를 풀어내고자 했을까 궁금해 지는 프로젝트이다.
계획자의 의도를 가장 면밀히 들어내는 것은 이름이 아닐까 싶다. 인연 연 [緣] 기와 와 [瓦] 가 합쳐진 연와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사람과 사람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실로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그 수많은 실들이 얽히고 설켜 만들어지는 것이 인연이라 할때, 기와는 하나로써의 완결성 보다 집합일때에 기능으로써의 완결성이 더욱 고양되는 건축의 재료중 하나이다. 이러한 특성을 이어 합성한 연와는 수많은 사람들 사이 얽혀진 인연의 실이 쌓이고 쌓여 만들어지는 굳건한 인연을 만드는 장소를 내포하는것이 아닐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 든다.
건축가의 말에 의하면 대지안에는 2.5/3.2/3.7m의 세가지 높이를 가진 벽들로 공간을 구획하였다고 한다. 3가지 타입의 노출 콘크리트의 다채로운 높이를 형사화 하는 내부는 우리의 삶에서 스쳐가는 수많은 인연들을 파노라마 처럼 느끼게 해주는 공간이 아닌가 싶다. 다소 차가울수 있는 재료인 노출 콘크리트는 이미 식어버린 연들의 흔적을 켜켜이 쌓아놓은 느낌을 주기도 하다. 바닥에서 벽으로 쏘는 조명으로 강조되는 부분은 스처간 인연의 흔적들 중 기억에 남은 부분을 연상케 하는것은 아닐까? 굉장히 차갑고도 따뜻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아련한 느낌 까지 주는 내부 중정의 모습이다.
연와는 4개의 독립된 객실로 계획되어 있다. 약간은 삭막한 느낌마저 들게하는 노출 콘크리트의 벽으로 위요된 공간들을
지나 객실로 들어가게 된다. 굉장히 으스스한 느낌을 주는것을 상쇄하기 위한 요소로서 각기 다른 높이의 벽들이 적재 적소에 위치함으로써 그 느낌을 중화하는 감이 있다.
그럼에도 느껴지는 단조로움을 부분부분 질감을 살린 돌매찌 마감을 하여 공간의 조화로움을 자아냈다. 어쩌면 이 공간 계획에서 가장 킥은 돌의 질감을 일부 살려낸 돌매찌가 아닌가 할 정도이다. 저런 부분 부분의 질감적이 표현이 포인트가 되어 공간의 생동감을 불어넣고 기존에 가지고 있던 삭막할수도 있을법한 공간이 따스한 공간으로 변모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렇게 외부에 들어난 콘크리느트는 외부에서만 그 형세를 뽐내는 것이 아닌 내부로의 부분 관입을 통해 외부와 내부의 통일성을 강조한 세심함이 돋보이는 계획이다. 외부의 벽은 내부로 관통하여 실내 마감재료로 사용되기도 하고 한발 더 나아가 가벽의 역할을 하여 빔 프로젝터의 빔판이 되기도 한다.
킹사이즈의 시몬스 침대와 프리미엄 헝가리 구스 침구 세트를 사용한 침실은 개별 독채만의 프라이빗한 정원을 뷰로 편안한 잠자리에 들 수 있도록 계획되어 있다. 맞은편에 위치한 주방은 다소 평범한 감이 있으며 또 한가지 아쉬운게 있다면 객실 내부 사진중 붙박이 냉장고가 굉장히 눈에 띈다. 약간은 협소 할 수 있는 공간에 효율적인 기능을 담기 위한 주방 배치였을지 모르겠지만 고급스러움이 저하되는 인테리어 계획이다.
우드를 선택함에 있어 색조합 및 질감의 선택이 좀 아쉽다. 톤앤톤 느낌으로 욕조는 콘크리트와 유사한 색감의 타일로 잘 마감해 놓고 장들은 다 밝은 목재의 재료로 마감되어 있다. 이것이 조금 아쉬운 부분이긴 하다. 또 욕조에서 내부 중정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할수 있는데 욕조가 너무 작아보인다. 직접 사용한다면 불편한 감이 있을거 같긴 하다. 객실 단가는 평일 25만원 주말 35만원으로 주말은 대부분 만실로 운영되고 있다. 독채지만 함께 사용하는 인원의 수가 많아서일까 생각보다 프라이빗 스테이에서 취할수 있는 컨텐츠가 작다. 숙소 안에서 많은것들이 색다른 경험으로 와닿고 공간을 즐겨야 하는데 그 공간의 다채로움이 너무 외부에 맞춰져 있는거 같은 아쉬움이 남는 개인적 견해를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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